“집에서 자고 있던 선수를 불러냈다는 게 보람”

안산시장애인체육회 이국희 상임부회장의 모습이다. 이 상임부회장은 잠에서 깨어 나온 선수들을 계속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이들이 계속해서 운동에 관심을 갖고 즐기도록 하는 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장애인선수들을 특별한 동기가 있을 때 더 열심히 운동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김태창 기자 ktc@ansantimes.co.kr

제9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가 5월23일부터 사흘간의 열전을 끝으로 안산시가 종합3위를 차지한 가운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안산은 지난해 7위에서 개최도시답게 3위로 4단계를 껑충 뛰어올라 성취상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원시가 5연패를 달성했고 이번 대회에서 3관왕과 2관 왕이 각각 29명과 56명이나 쏟아져 ‘역대 최다’수확이라는 평가를 함께 받고 있다.

안산시는 이번 대회에서 1회용품,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 하고 경기장마다 스테인리스 컵을 제공하는 한편, 전국 최초로 종이팩 생수인 ‘상록수(水)’를 보급하는 등 ‘환경체전’ 운영을 펼쳐 좋은 평가를 받았다.

3천544명(선수 2천50명·임원 970명·보호자 524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보치아, 육상, 론볼 등 17개 종목에서 뜨거운 경쟁을 펼친 이번 대회는 수원시가 종합 1위, 부천시가 종합 2위, 안산시가 종합 3위를 각각 기록했다.

안산시장애인체육회 이국희 상임부회장은 “이번 대회는 우리 안산시 선수들이 집에서 자고 있는 선수들을 깨워 체육관으로 나오게 했다는데서 큰 의미가 있다”고 자랑했다.

집에서 일만하던 가정주부들을 2개월 전에 불러내 반바 지를 입히고 런닝 차림으로 운동을 시켰는데 은메달도 따고 동메달도 땄다는 것이다.

이제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장애인체육회를 찾아와 앞으 로도 계속 운동을 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어 안산시장애인 체육회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분위기다.

장애인 중에서도 특히 청각장애인의 도민체전 참여가 눈에 띈다. 김문정 안산농아인협회장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 속에 많은 선수층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들이 각종 경기에 참여하면서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국희 상임부회장은 “청각장애인들 사이에 함께 운동 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내가 해보니까 좋더 라. 함께 하자. 그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애인체육회는 이에 따라 역도, 볼링, 베드민턴, 육상 등을 집중지원하고 이들이 충분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운동 공간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선수들은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포상금도 받고, 훈련비, 장비수리비, 장비구입비 등도 지원받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올해 전 종목을 출전했는데 내년에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하되 일단은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는 준비를 지금부터 하려고 합니다” 장애인체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원금이다. 일반인과 달리 운동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장애인들에게는 뭔가 지원이 있어야 참여하고 배려가 있어야 활동할 수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열악했던 장애인체육회가 이번 도민체전을 기점 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보다 좋은 여건에서 안산의 드높은 기량을 다시 한 번 과시할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하니까 되더라 하는 긍정적인 생각이 많아졌다는 장애인들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장애인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주마 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이국희 상임부회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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