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태 호 기자

지난 13일, 윤화섭 시장이 취임한 지 채 2주도 되지 않은 시점에 윤 시장의 첫 번째 본격적인 인사가 단행됐다.

취임 직후 비서실 등에 대한 소폭 인사 발령은 있었지만, 50여명의 승진과 그에 따른 300여명에 달하는 규모 있는 인사 이동은 처음이었다.

이번 인사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물론 승진이 임박해 이를 기대하고 있었던 당사자들에게는 그렇지 않겠지만. 아직 시정에 대한 완벽한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욱이 공직자 개개인에 대한 업무능력 파악은 어불성설인 시점에서, 주변의 전언, 관례적으로 승진 직전의 요직을 맡았던 인물, 승진 시기가 된 대상자에 대한 승진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승진까지는 윤화섭 시장의 인사정책이나 색깔, 인사 방향등을 파악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그리고 파악할 수 없어야 하는 것이 시기적으로도 맞다. 하지만 다음 인사부터는 다르다. 인사에 대한 원칙도 필요할 것이고 명분도 필요할 것이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는 괜찮으나 지연, 학연에 얽힌 막무가내 식 인사는 곤란하다.

그리고 보다 업무 지향적인 세심한 고려도 조금은 필요할 듯 싶다. 그러기 위해 이번 인사에서 보인 약간의 시행착오 또는 크게 고려되지 않았던 부분을 언급해 보고자 한다. 이것들이 큰 문제라고는 할 수 없으나, 앞으로 인사 정책을 펼쳐 나가는데 있어서 조금은 참고할 만한 사항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번에 유일하게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한 김 모 국장의 경우, 지난달까지 총무과장으로 근무하며 승진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 1일자로 난 인사에서 김 과장(당시 직함)은 돌연 복지정책과장으로 발령이 나며 부서를 이동했다.

일각에서는 윤 시장이 김 과장을 맘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둥 무성한 소문만 나돌았다. 그런데 그 당사자가 소위 ‘좌천’ 발령이 난 지 12일 만에 다시 국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만약 김 국장이 총무과장 자리에서 바로 4급 서기관으로 승진했다면 해당 인사에 의문을 제기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모든 일이 상식 선에서 이뤄진다면 그 일에 대한 과정의 평가는 나쁘지 않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분명 상식적이지 못했다.

또 한 가지, 인사 이동 당일이던 13일, 승진 또는 새 부서로 발령받은 공무원들은 오전부터 기존 사무실의 짐을 챙기기에 바빴다. 당일 오후에는 짐을 옮길 예정이라며, 기자에게도 해당 부서에서 자주 보자는 덕담을 남기고 계속 짐을 싸고 있었다.

만약, 이런 인사 발령이 금요일이 아닌, 월요일 자로 난다면 어떨까? 이동을 하는 당사자들에게는 조금 수고스러울 수 있겠지만, 주말을 이용해 짐을 옮기고 바로 업무에 돌입할 수 있다면 하루의 행정 공백마저 지울 수 있지 않을까?

윤 시장의 앞으로의 인사 정책에 이런 조그마한 배려까지도 포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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