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양승진 교사와 2학년 남현철, 박영인 군의 빈소가 차려진 안산 제일장례식장에는 그동안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수 많은 정관계 인사들이 다녀갔다. 유족들과 조문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인을 보냈다. 양 교사의 아내는 남편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못 찾아줘서 미안해, 여보”라며 울먹였다.

그는 "못 찾아줘서 미안해 여보. 엄청 좋은 데 보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해. 이렇게 시신도 못 찾고 장례 치러서 정말 미안해"라며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관에는 유해 대신 선체 수색에서 발견된 가방과 옷가지 등 유품들로 채워졌다.

발인식에는 존경받는 교사이자 다정했던 친구들이었던 고인들의 제자들과 동료, 친구들이 참석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교육계 인사들과 4·16 가족협의회도 이른 새벽부터 나와 유가족들의 곁을 지켰다.

부축을 받으며 영정을 따라 운구 차량으로 간 양승진 교사의 아내는 관이 차량에 실리는 내내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이어 미수습자들의 운구 행렬은 안산시청을 거쳐 수원 연화장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유품을 담은 관을 대신 화장한 뒤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있는 평택 서호공원에 안장됐다.

1,315일만에 세월호 미수습 5명의 장례가 안산과 서울에서 치러졌다. 이로써 추모와 일상이 공존했던 안산시가 세월호의 아픔을 보듬는 시간을 벗어나 생산적인 안산시로 다음단계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20일 끝내 뭍으로 돌아오지 못한 다섯 사람의 장례식이 치러짐에 따라 총 304명의 희생자에 대한 장례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3년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안산 지역사회 곳곳에 났던 생채기도 조금씩 아물어 갈 수 있게 됐다.

안산 시민들은 이제 세월호 참사 이후 분향소에서 가까운 식당부터 선술집까지 장사가 너무 안 돼 갈등도 있었지만, 상인들도 자신과 알고 지내던 주변 사람들의 자녀가 희생되는 등 아픔을 함께 겪고 아파해왔다. 이제부터는 사업도 재정비하면서 세월호 가족들의 몸과 마음도 함께 추스르는 일을 도와 줄때가 됐다. 그것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지난날에는 세월호라는 말을 꺼내는게 안산에서는 금기시될 만큼 어려운 단어였다. 슬프면 슬픈대로, 아픔이 있었고, 싫으면 싫은대로 고민이 있었다.

이제는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도 희생된 아이들의 영면을 기도하며 애도를 표하면서도, 일상안으로 추모 행위를 자연스럽게 끌어안을 수 있어 아픔이 있던 도시, 안산의 모습이 점차 지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엄숙했던 화랑유원지는 롤러스케이트를 탈 수도 있고 따뜻한 차를 손에 들고 산책을 하며 날씨가 따뜻해지면 주면에 돗자리를 깔고 김밥에 치킨에 맥주 한 잔도 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으로 다시 시민들을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는 화랑유원지가 추모와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뀌어 갈 수도 있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탈바꿈 할 날이 기대된다.

이제는 세월호 참사로 피해를 본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진상규명이 완벽하게 잘 되고, 추모시설도 잘 마무리 돼서 가족들이 일상으로 온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우리 안산시민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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