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빛<곱창 왕십리막창 대표>

사실 우리나라에서 곱창은 슬픈 사연을 지닌 음식이다. 곱창은 재일한국인들로부터 유래된 음식인데, 일본인들은 고기를 빨간 적육만 먹지 곱창과 같은 백육은 먹지 않고 버렸다고 한다. 가축의 창자를 씻어 요리해 먹었던 어려운 형편의 재일한국인의 처지를 보여주는 음식이 바로 곱창, 막창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별미중의 별미. ‘곱창에 소주 한잔 하자!’는 인사가 자연스러운 요즘. 좋은 사람들과 맛에 탄복하며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와동의 곱창 맛집을 찾아갔다.

와동 열녀문 사거리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지난 2월 새로 문을 연 ‘왕십리 곱창 막창’의 김한빛 대표를 만났다. 올해 나이 25살! 나이 지긋한 곱창집 사장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젊고 건실한 청년이었다.

Q. 25살이면 한창 혈기왕성하게 놀고 싶을 나인데 어떻게 곱창 집 창업을 생각하게 됐나요?

제가 원래 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일찍부터 서비스업에 발을 디디며 저만의 사업체를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제가 와동 토박이인데 이왕이면 고향에서 한다면 더 좋겠다 생각했죠. 그러던 중 우연히 어머니 지인이 45년간 운영해온 서울 왕십리의 곱창집을 다녀온 후 곱창 외식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수개월간을 서울 왕십리까지 출퇴근하며 오랜 노하우를 전수받았습니다.

Q. 와동 왕십리 곱창만의 자랑할 만한 특·장점은 무엇인가요?

왕십리는 본래 야채곱창의 본산지로 역사가 오래됐습니다. 야채곱창에서는 양념다대기의 역할이 큽니다. 비법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제가 만드는 양념 다대기는 곱창냄새를 잡아주고 매콤한 감칠맛을 더해준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또, 곱창은 서울 왕십리 쪽 업체에서 매일 공수합니다. 그날 그날 소진할 수 있는 양만큼만 주문하기 때문에 싱싱한 곱창을 손님들께 제공할 수가 있습니다. 저는 오후3시에 오픈해서 그날 공수한 돼지곱창을 초벌구이 해 뒀다가 손님 주문에 따라 곱창 구이나 야채 볶음을 해서 드립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정말 맛있습니다. 곱창을 별로 즐기지 않던 여성이나 젊은이들도 정말 맛있다고 해주세요. 그럴 때마다 뿌듯하고 이 일을 시작하길 잘했구나 싶죠. 또, 저희집은 무쇠솥에 종이호일을 올려서 음식을 내요. 제가 어릴 때 고깃집 아르바이트도 많이 해봤는데 무쇠솥 닦는데 화학약품이 안 쓰일 수가 없더라구요. 약품처리없이 깔끔하게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종이호일을 쓰는데 손님들 반응도 아주 좋습니다.

Q.매장 오픈이 2월24일이라고 들었어요. 이제 약 4개월 정도 되셨는데 직접 경영해 본 소감은 어땠나요?

그냥 일해 보는 것과 직접 경영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았구요, 하지만 아직 젊은 나이에 귀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큰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손님들은 처음엔 저를 모두 아르바이트 학생이라고 생각하셨어요. 제가 직접 곱창을 요리하고 자리에 세팅해 드리며 사장이라고 인사를 드리면 많은 분들이 젊은 사람이 기특하다며 등을 두드려 주셨어요. 정말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또, 멀리 시화나 화성 같은 지역에서도 맛있다며 소개받아 찾아오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이제 청년사업가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외식업을 시작하는 많은 분들의 꿈처럼 저도 제 이름으로 된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가는 것이 1차적인 목표입니다. 와동 왕십리 곱창을 본점으로 해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여기에서 먼저 확고한 입지를 다져야 되겠죠. 더 나아가서는 저처럼 젊은 나이에 창업을 꿈꾸는 젊은 친구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다양한 지원 사업도 펼쳐보고 싶습니다.

Q. 요즘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인데요. 창업을 준비 중인 또래 친구나 예비 창업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배우는 것과 직접 해보는 것은 너무 다르더라구요.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정도 준비가 된 후에는 망설이지 말고 일단 부딪혀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힘든 부분도 많지만 스스로 경영을 하는데서 오는 자긍심과 깨달음이 진짜 값진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중요한 것이 초심을 잃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외식업은 맛과 서비스 두 가지가 변치 않는 가치잖아요. 이 두가지를 끝까지 지켜가겠다는 명확한 자기철학이 필요합니다. 두려워 마시고 꼭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Q. 끝으로, 와동 왕십리 곱창을 찾아주실 예비 고객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요?

곱창은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별미지만 잘못하며 냄새가 나서 싫어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저는 최고로 싱싱한 곱창에 비법소스를 이용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실 수 있도록 요리하고 있습니다. 또, 아직 어린나이라 부족함이 있지만 손님들께 최고의 서비스를 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좋은 만남 가지실 때 꼭 한 번 찾아주십시오.

왕십리까지 출퇴근하며 요리비법을 배워온 근성, 힘든 와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서비스 정신, 직접 요리하고 경영까지 하는 능숙한 움직임까지 김한빛 대표의 믿음직한 모습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기자의 칭찬에 쑥스럽게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25살 이웃 청년의 모습처럼 친근하기만 하다. 오늘 저녁은 지인들과 왕십리 곱창의 별미를 맛보며 기특한 청년의 등이라도 토닥여 주면 어떨까. 곱창외식업에 뛰어든 청년사업가의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문의 505-5452>

< 홍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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